돌아가기.

Posted 2007/12/21 14:47 by 지도군
드디어 대학생활의 모든 시험이 끝났다.

그리고 난, 주위의 다른 사람들보다 분명 부족한 노력과 시간투자에도,
정말, 정말이지 운좋게 난 이번 취업전선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학창시절이 끝난다는 것을 넘어,
하고 싶은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물론, 아직 접해보지 못했지만,
S/W 개발분야라는 곳에서 과연 나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아마 거의 없을걸.)

그러던 중, 곧 스페인 여행을 떠나는 누나에 대한 부러움,
아직 더 보고싶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다시 유럽으로 떠나는 누나가 간접적으로나마 스페인의 느낌을 즐겨보라며
아래의 책 한 권을 추천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고 싶으면 가라'는 친구의 말.
'나를 찾는 여행'이라는 문구로 마무리되는 프롤로그는 참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 불확실한 현재를 박차고 나아가는 '도전'이 과연 쉬울까.
글을 읽어가다 드는 느낌이란,,
'돌아올 곳'이 있는 여유있는 사람의,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랄하게 써내린 여행 기행문이다.

어깨 위의 많은 짐과 함께 불확실한 미래를 시작할지 모를 내게
'가고 싶으면 가라', 혹은 '하기 싫으면 말아라'
라는 말들은 성공가도를 달려온 '가진자의 오만'이란 느낌밖엔 안든다.
특히나 에필로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용기보단 오히려 약간은 화가 나는 문장이다.
(이건 뭐 희망고문도 아니고.......)

어찌되건 그래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느리게 산다는 것' 이란 부분.

'...쉬어 가도 되는 것을 죽을힘을 다해 앞으로 달리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안간힘을 썼던 것이 참으로 부질없었다는 ....'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전선으로 발을 돌린 내게 부모님은 항상 말씀하신다.
'서두르지 말라고, 천천히 가도 좋다고'
부담을 주지 않으시려는 마음은 알지만,
현재로선 무거운 내 어깨에 내 스스로 짐을 더 올리지 않으면 안되는걸 난 잘 안다.

어느샌가 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 위에 계속 짐을 쌓아간다.
과연 이렇게 무리하게 나아갈 필요가 있는 것인가.
지금 이 길이 맞는 것일까.
어쩔 수 없다면?


그렇다면 이제 난 선택을 해야겠지.
천천히 갈 수 없다면, 조금은 돌아서 가겠노라고.

'지난 일을 후회 않고 미리 앞서 걱정하지 않는 다는 것...'

다들 어렵다는 취업전선에서 난 살아남았다.
하지만 단지 '취업'이 목표라는 건 정말 재미없는 삶이 아닌가!!

난 아직 내가 진정으로 무얼 하고 싶어하는지 모른다.
아직 나를 완전히 알지 못한다.
돌아서 간대도 어디로 나아갈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현재, 내가 해온 길을 따라 중간,
어쩌면 돌고도는 길들의 갈래길의 시작에 서있는지 모른다.

그것이 돌고도는 길이라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테다. 느리게, 천천히 돌아서 오더라도.

그게 진짜 사는거 아니겠냐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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